11월 19일 국회액션 성명서

한국정부 기후대응, 금메달 아닌 목메달

2020년 11월 19일 오늘, 국회에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공청회가 열린다고 한다. 지난 10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 탄소중립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회도 기후위기 결의문을 내고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보수적인 국제사회의 권고에 따른 2030 계획을 내는 것조차 발을 질질 끌고 있다. 특히 입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을 말하며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에서 2030년 50%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거부한 여당 의원들의 행태는 이중적이고 기만적이다. 정부와 국회는 여전히 기후위기 주범인 재벌을 살리기 위한 ‘경제성장’과 고탄소 산업-에너지 구조의 존속에 우선순위를 둔 채 2050년이라는 먼 미래의 탄소중립 목표만 세우며 당장 해야 할 일들을 나중 문제로 미루고 있다. 우리는 이런 정치권의 직무유기를 준엄하게 규탄한다.

2050 탄소중립 목표조차 많은 불확실성의 영역에 기반한 불확실한 계획이다. 100여 명에 가까운 전문가들에 의해 보수적으로 산정된 IPCC 특별보고서도 인정하듯 이 목표는 “불확실하고 명백한 리스크를 수반하는” 탄소 제거 조치를 전제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구표면 얼음과 영구동토층의 해빙으로 인한 메탄 유출 등 예측하지 못한 온실가스 추가 발생 요인의 계산이 배제된 셈법이자 50%니 66%니 하는 확률론에 기대고 있다. 이처럼 위험이 관리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그 자체가 반생명적이다. 우리는 이미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참극,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겪으며 ‘안전관리'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확인했다. 생명을 지키는 일을 확률 문제로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를 던져버려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는 급박한 기후위기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1.5도 상승까지 7년밖에 남지 않았다. 미래 시점의 탄소감축 목표를 둘러싸고 하는 논쟁은 집어치우고 지금 당장 급진적 탄소감축을 위한 혁명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의 기후위기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부관료, 정치인, 산업계가 기후위기를 해결할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 다수 시민과 지구 생명의 이해에 입각한 기후정책 수립을 위해 전환 과정에서 이미 영향받고 있고 앞으로 더욱 크게 받을 노동자, 농민, 지역주민, 청년, 여성, 장애인, 무주택자를 비롯한 사회적 취약계층이 주도하는 시민의회 혹은 국가에너지전환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현실을 부정하는 정부의 무대응과 무책임은 우리 모두의 목숨을 위협하고 우리의 목을 매다는 행위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우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국회 정문에 목을 묶는다. 그러나 이 고통은 지금까지 기후위기로 인해 멸종된 생물 종이나 삶의 터전과 생명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미래에 모든 생명이 감내해야 할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분명하게 말한다.

  • 기후문제는 기술적 관리의 문제가 아닌 생명과 안전의 문제다. 확률게임에 기대서는 안 되는 중대한 문제임을 직시하라.
  • 기후위기를 불확실한 미래의 목표로 두는 것이 아닌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하는 문제로 다루어라.
  • 기후위기 주범들을 문제해결의 주체에서 배제하고 풀뿌리 민중들이 주체로 나서 즉각적인 문제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기구를 설립하라.